신경 재생 막는 제동장치 밝혀져…척수손상 치료 새 길 연다
신경 회복 가로막는 별세포 속 '제동장치' 규명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발생하는 척수손상은 운동과 감각 기능을 잃게 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최근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손상된 신경이 회복되지 않는 원인이 별세포에서 생성되는 억제성 물질 ‘가바(GABA)’ 때문임을 밝혀냈습니다. 해당 물질은 신경성장 신호를 차단해 회복을 방해하며, 이를 조절할 수 있다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제시되었습니다.‘가바’ 생성 막으면 신경 재생 가능
연구진은 별세포 속 효소 ‘마오비(MAOB)’가 과도하게 가바를 생성해 손상 부위에서 신경세포 재생을 막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 ‘KDS2010’을 동물에 투여한 결과, 신경섬유가 다시 자라고 운동 기능이 회복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특히 이 약물은 사람 대상 임상 1상 시험에서도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되어 실제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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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수손상 동물모델에서 KDS2010의 치료 효과 |
척수손상 동물모델을 통해 선택적 MAOB 억제제인 KDS2010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약물을 투여한 동물에서는 행동 기능 점수와 보행 능력이 뚜렷하게 회복되었으며, 이 효과는 장기간 지속되었습니다(b, d).
손상만 입은 대조군에서는 뒷다리 마비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KDS2010을 투여한 군에서는 운동 기능 회복과 보행 능력의 개선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미세 보행 평가 장치 실험에서도 정상에 가까운 운동 수행 능력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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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S2010의 신경 보존 및 조직 회복 효과 |
척수손상 동물모델에서 KDS2010을 투여한 결과, 손상으로 과도하게 증가한 별세포(astrocyte) 내 MAOB 발현이 억제되었고, 신경세포 표지 단백질인 MAP2의 발현이 회복되어 손상 부위의 신경세포가 보존되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a).
또한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손상으로 파괴된 수초화 축삭이 정상 구조에 가깝게 회복되었으며(b-c), g-ratio(수초 두께를 나타내는 지표) 분석에서도 얇아졌던 수초가 유의미하게 두꺼워진 것이 확인되었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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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S2010의 기능적·분자적 회복 효과 |
전기생리학적 분석을 통해 척수손상으로 과도하게 증가한 tonic GABA 전류(지속적 억제 신호)가 KDS2010 투여 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신경세포 간 신호의 균형이 바로잡힌 것이 관찰되었습니다(a).
분자적 수준에서는 KDS2010이 별세포의 과도한 GABA 생성을 줄이는 동시에, 신경성장인자 전구체인 proBDNF의 발현을 증가시켜 손상된 척수 환경을 신경재생에 유리한 상태로 전환시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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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S2010의 임상 1상 약동학(PK) 결과 |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1상 시험에서 KDS2010의 약동학적 특성이 평가되었습니다. 단회 투여(a)의 경우, 30mg부터 960mg까지 용량을 달리하였을 때 혈중 농도가 용량에 비례해 증가하였고, 이후 일정한 반감기를 가지고 서서히 감소하였습니다.
다회 투여(b)에서는 60mg부터 480mg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했을 때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약동학 패턴을 보였으며, 고용량에서도 약물 농도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유지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KDS2010이 용량 비례적 약동학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지닌 약물임을 보여주며,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연구로의 진입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